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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분단 철조망’ 걷어내기 프로젝트 이어갈 것”

작성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작성일
2018-01-18 21:03
조회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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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만 재외한인 연대 방안 모색
기초단체 최초 9~11일 포럼 주최
2010년 당선 ‘평화문화도시’ 추진

한강하구 1.5㎞ 철조망 제거 시작
조강 배띄우기 등 ‘남북’ 경색에 중단
“김포는 분단 물꼬 열게 할 요충지죠”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 여는 유영록 김포시장

‘철조망’과 ‘한민족 디아스포라’. 언뜻 보아서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듯한 두 단어다. 하지만 이 둘이 유영록(사진) 김포시장을 만나면 유기적으로 하나가 된다.

유 시장은 ‘수도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인 김포에서 오는 9~11일 ‘제1회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을 연다. 이틀 동안 김포아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710만 한인 디아스포라(이주민)를 어떻게 품어주고 연대할 수 있을지를 논의한다. 이역에서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젊은 고려인 3세 참가자들을 위해 한-러 동시통역도 제공한다.

기초지자체 단위에서는 처음으로 디아스포라 포럼을 주최한 유 시장을 김포시청 집무실에서 지난 4일 만났다.

포럼은 ‘분단의 철조망 없는 김포’를 만들겠다는 유 시장의 꿈에서 출발했다. 그는 2010년 제5기 민선시장으로 뽑혀 김포 시정을 맡은 이후 줄곧 김포시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가지 ‘철조망’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은 ‘우리 마음속 분단의 철조망’을 없애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유 시장의 철조망 없애기는 2012년 행주대교에서 김포대교 사이의 철조망 1.5㎞ 구간을 제거하는 것으로 첫 결실을 맺었다. 지난 1970년대 무장공비 침투 방지를 이유로 한강 하구 일대에 철조망을 친 지 40여년 만의 일이다. 유 시장은 나머지 철조망들도 걷어내고, 한강변에 자전거도로나 시민체육공원 등을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한강 철책 제거 사업은 이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지만 유 시장의 ‘철조망 없애기’는 중단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한강의 철조망뿐만 아니라 분단으로 생긴 유형·무형의 철조망들을 없애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남북 갈등의 상징이었던 애기봉 등탑을 없앤 자리에 생태평화공원을 만드는 것이다. 이미 공모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설계했던 승효상 건축가의 설계안을 확정한 상태다. 내년에 본격적인 공원조성사업에 들어간다.

김포와 북녘의 황해도 개풍군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조강’에 민간 선박을 띄우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도 철조망 없애기 작업의 하나다. 할아버지 강이라는 뜻의 조강은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 등이 만나는 곳이다.

“조강은 정전협정에서도 민용선박의 자유항행을 허용하고 있는 프리존입니다. 남북이 합의해 이곳에 선박을 띄우거나 공동조사를 함으로써 남북 경색을 뚫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유 시장은 올해 초 조강에 선박을 띄울 계획이었다. 국방부로부터도 긍정적 반응을 얻었지만, 북한의 제5차 핵실험 탓에 결국 실행하지는 못했다.

김포시가 중심이 돼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평화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마음속 분단 철조망을 없애기 위한 대표적 사업이다.

이런 ‘철조망 없애기’ 신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김포 토박이인 유 시장은 어릴 때 뛰어놀던 ‘원래의 김포’를 출발점으로 꼽는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철조망 없는 한강을 헤엄쳐서 고양까지 건너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그때 어르신들로부터 한국전쟁 전에는 황해도 개풍지역과도 왕래가 잦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습니다.”

“현재의 김포는 철조망에 둘러싸인 ‘육지 속의 섬’이 돼버렸다”며 아쉬워하는 유 시장의 말 속에서 그가 그리는 ‘미래 김포의 발전상’이 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철조망 없었던 원래의 김포’와 연결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김포는 역사적으로 보면 굉장히 중요한 지역입니다. 삼남의 모든 물산이 한강을 통해 서울로 들어가는 길목이었습니다. 분단으로 그 물길이 막혀 있는 것이죠. 김포는 바로 그 물꼬를 틀 수 있는, 터야 하는 자리입니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은 재외동포들과 함께 ‘철조망 없는 김포’를 만드는 과정이다. 우선 한민족 디아스포라들은 꽁꽁 언 남북관계에서 중재자 구실을 할 수 있다.

“개성공단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지금 남북한은 너무 경색돼 있습니다. 남북이 직접 대화를 하기 어려울 때는 한반도 밖에 있는 동포들이 소통을 대신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앞으로 민족의 발전을 위해서도 미·일·중·러와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각 나라에서 생활하는 디아스포라들과 튼튼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이들 나라와 협력하는 주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조망 없는 김포’는 사실 김포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김포에 철조망이 없어지는 것은 곧바로 남북한을 옭아매고 있는 분단의 질곡이 해소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도 결국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철조망 없애기’ 사업”이라며 “김포 시민들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많은 분들의 관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임동원)이 주관하는 이번 포럼은 9일 평화통일학술제로 시작한다. 한광식 김포대 교수, 최준수 고양평화누리 상임이사, 이재석 파주디엠제트평화학교장, 김진향 여시재 선임연구위원, 심의섭 명지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현인애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장용석 서울대 평화연구원, 송우경 지역발전위원회 연구팀장,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 김용현 동국대 교수 등이 토론한다.

글·사진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tree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