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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만 한민족 디아스포라, 남북관계 중재자 구실 할 것”

작성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작성일
2018-01-18 21:04
조회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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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김포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

김포, 지자체 첫 재외동포 포럼
디아스포라는 원조·지원대상 아닌
한민족 미래 함께 이끌 동반자이자
한국의 국제 네트워크 형성 매개자
러시아 등 각국, 재외동포 국력원천으로

김포시가 주최하고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16 평화통일학술제와 제1회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 개막식이 9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김포아트홀에서 열렸다. 유영근 김포시의회 의장(왼쪽 여섯째부터), 김두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홍철호 국회의원(새누리당), 유영록 김포시장 등 참석자들이 김포시가 앞서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자는 뜻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김포/박종식 기자?anaki@hani.co.kr



‘21세기형 대한민국 국력을 어떻게 키워낼 것인가?’

10~11일 김포시 주최로 김포아트홀에서 열리는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은 ‘21세기형 국력’이라는 차원에서 미래의 한국을 성찰해보는 자리다.

이번 포럼은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김포시가 710만 재외동포 문제를 주제로 여는 국제 포럼이다. 또 이번 포럼은 대북지원 및 교류사업을 활발히 해온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주관한다.

이번 포럼은 한민족 디아스포라를 원조나 지원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민족의 미래를 함께 이끌어나갈 동반자로 본다는 점에서 새로움을 지닌다. 러시아·중국·일본·미국 등지에 터 잡고 있는 재외동포들을 첫째 남북화해의 물꼬를 트고, 둘째 한국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매개자로 보는 것이다.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크게 두 가지 주제를 다룬다. 왜 김포가 디아스포라 문제를 껴안으려 하는가 하는 것이 첫번째 주제이고, 디아스포라 문제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우리 삶이 얼마나 더 풍부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두번째 주제다.

첫번째 주제와 관련해 임채완 전남대 명예교수는 10일 올바른 재외동포 정책을 펼치는 것이 곧 미래의 국력 신장의 길이라고 강조한다. 임 명예교수는 ‘한민족 디아스포라와 김포’ 주제의 발제에서 “21세기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국가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라며 “민족 네트워크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매개체로서 그 역할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중국은 1980년대 전세계 화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세계 각국이 재외동포들을 국력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도 “세계 각지에서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재외동포가 글로벌 한민족 네트워크를 통해 연계될 경우 무한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왜 김포가 이 중요한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일까? 무엇보다 김포가 디아스포라적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체 약 36만명 중 10%에 이르는 인구가 재외동포, 다문화가정, 탈북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는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도 2016년 9월말 현재 304명 거주하고 있다. 이는 영주귀국 사할린 동포 2923명의 10%가 넘는 수치다. 또 방글라데시 동남부의 소수민족인 줌머인들도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 이렇게 김포는 다양한 이질적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디아스포라의 도시라고 할 만하다. 포럼에서는 영주귀국 사할린 동포들과 줌머인, 탈북자 등이 나와 ‘이방인’으로서 김포에 왔다가 ‘김포인’이 돼가는 과정을 들려준다.

더욱이 김포는 북한과 접하고 있는 접경지역이다. 포럼을 주최하는 유영록 김포시장은 김포시가 접경도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민족 디아스포라들이 꽁꽁 언 남북관계에서 중재자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럼의 의의를 설명했다.

정현채 지역문화전략연구원 대표는 ‘김포의 다섯가지 디아스포라 문화콘텐츠’ 주제의 발표에서 김포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시하고, 이의 발전방안을 설명한다. 정 원장은 특히 조선시대 한양에서 개성으로 왕래하는 길목이었던 조강 거리를 활용하는 방안에 주목한다. 당시 수많은 문물이 소통했던 거리의 특성을 살려서 한민족이 함께 어울리는 디아스포라 문화거리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아스포라 문화는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문화적 풍요로움을 줄 수 있을까. 이번 포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튜멘, 우수리스크를 비롯해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고려인들이 토론에 참여한다. 이들은 우리가 고려인이라고 뭉뚱그려 부르는 재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동포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문화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11일에 진행되는 제4세션 ‘젊은 고려인, 한민족 문화를 계승하다’에 참가한 40대의 젊은 고려인들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 타티야나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한국어센터 소장은 ‘고려인 문화가 민족적 정통성을 잃지 않게 하려면’이라는 주제에서 ‘한국 문화’와 ‘고려인 문화’의 공통성과 독자성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고려인 문화’는 ‘한국 문화’를 원형으로 하고 있지만 150여년을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생활하면서 한국 문화와는 다른 특성도 지니게 됐다는 것이다. 리 소장은 그러나 최근 카자흐스탄에서도 한류 바람이 불면서 고려인 문화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카자흐스탄의 신세대 고려인들이 “한국 문화가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경향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고려인 문화’가 젊은 고려인들에게조차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고 그는 우려한다. 리 소장은 고려인 문화 중에서도 존중할 것은 존중해야 한국 문화와 고려인 문화 모두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텐 알렉세이 러시아 투멘시고려인협회 회장은 ‘한국의 전통을 지키려는 고려인 사업가’라는 주제로 시베리아 지역 튜멘시에 거주하는 고려인들이 설이나 단오, 추석 등 명절을 잘 치르기 위해 윗세대 고려인 어르신들로부터 계속 우리 전통과 관련한 내용을 배우는 등 우리 문화 계승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전한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포럼은 이렇게 ‘우리와 조금은 다른 또다른 우리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 문화의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짐을 경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tree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