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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벗어나, 인도·베트남 등 항만물류 중심지 다변화 대비를”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1-16 14:59
조회
17


장폴 로드리그 미국 호프스트라대 교수는 12일 2020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세션 3,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해양 물류의 역할과 전망’이란 발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이동 제한이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혈관인 물류 네트워크에 미칠 영향 등을 짚었다.로드리그 교수가 볼 때,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은 공급부터 수요까지 경제활동의 모든 요소에 동시적 충격을 발생시킨다. 무엇보다 “내구재 산업과 사람들끼리 대면접촉이 중요한 업종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힐 뿐 아니라, 상거래의 상당 부분이 전자상거래로 대체되면서 해양 물류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주요 국가에서 보호주의를 재등장시키고, 국가 간 물동량을 감소시켜 국제 운송과 항만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겹쳐지며 상황은 한층 심각해졌는데, 로드리그 교수는 “수출과 제조업 본거지가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아시아 무역의 중심지인 부산항의 입지를 얼마나 약화시킬지 예측하기 어렵고, 이는 지역과 한국 경제에 매우 크고 불확실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무역구조와 전략의 재편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남아시아, 아프리카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새로운 항만 중심의 물류가 등장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런 변화가 기존의 해상운송 네트워크와 공급망, 전세계 무역노선에도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관측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게 로드리그 교수의 조언이다.토론자들은 로드리그 교수의 진단과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 국가와 지역에 특화된 대책을 주문했다. 김계환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은 “(한국을) ‘동아시아 첨단제조업의 플랫폼 국가’로 발전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고도)화를 추진하는 신남방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호철 부산항만공사 글로벌사업단장은 “부산항의 문제는 이웃한 경쟁자인 중국의 항만들에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뒤진다는 것”이라며 가격경쟁력 회복을 위한 정책 대응을 주문했다.

경쟁관계에 있는 역내 국가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가와이 마사히로 일본 동북아경제연구소장은 “한·중·일이 물류와 무역 공급망의 높은 상호의존도에 기반해 협력을 강화한다면 팬데믹에 따른 경제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준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북극개발 프로젝트가 활발한 러시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북극-극동-한반도를 연결하는 항로를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계할 경우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종합정책연구본부장은 “현재 운영 중인 한·중·일 물류장관회의의 범위를 넓혀 남·북·러·중·일 모두가 참여하는 회의체로 확대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2020-11-12 한겨레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