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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리 ‘보여줌’으로써 공존 방법 모색해요”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11-24 15:48
조회
152


11~12일 이틀간 부산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에서 열린 ‘2020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는 부대행사로 ‘차이와 공존’이라는 특별한 전시가 진행됐다. ‘2018년 판문점선언’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화’ 목소리를 따 음성파형으로 만든 뒤 손을 맞잡고 나아가는 모습으로 형상화한 2m짜리 조각 작품이 맨 앞에 놓였다. 선착순으로 받은 일반 시민 120명의 ‘평화’ 외침을 각기 다른 형형색색의 음성파형으로 인쇄해 ‘PEACE’(피스·평화)라는 글자로 꾸민 작품도 선보였다.이틀 동안 부산시민 500여명이 누리마루 1층 야외전시장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파형조각 위에 각자가 생각하는 평화의 메시지도 적어 넣었다.

우연히 전시장을 방문한 한 웹툰 작가는 두 파형조각 위에 연어의 모습을 그리며 고향으로 회귀하는 연어처럼 남북이 다시 만날 날을 염원하기도 했다.특별전시를 기획한 콴 리(53) 작가는 20일 “어떤 사람에게는 평화가 낭만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 평화는 쟁취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각자가 생각하는 평화의 다양한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평화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성문예술’(Voiceprint Art)이라는 장르는 지문처럼 개인마다 서로 다른 목소리의 음성파형을 토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예술기법이다. 아직 일반인한테는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실제 2005년 이 작가가 세계 최초로 성문예술을 도입해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HOPE’(호프·희망),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랑’, 법정 스님의 `무소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화’ 등이 있다.

그가 성문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읽은 책에서 ‘목소리는 정보를 전달하기는 쉬우나 쉽게 사라지는 단점이 있다’는 문구를 본 뒤부터였다. 디지털의 발전으로 음성을 시각화할 수 있으므로 사라지는 것을 잡아 새로운 의미로 보여주면 좋겠다는 착상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렇게 2008년 케이티앤지(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사랑’을 주제로 첫 전시를 열었다. 고등학생부터 할아버지, 유명인에서부터 시장 상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녹화해 30점의 음성파형과 영상을 전시했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인정받았다.

앞으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작가는 “평화에 대한 논의가 자취를 감춘 현실에서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한사람 한사람의 평화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평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수면 위로 다시 올린 것처럼, 사회적 이슈에 관한 목소리에 담긴 간절함과 열망을 더 존재감 있게 실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간사 onekorea90@naver.com

2020-11-23 한겨레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