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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양문수]개성공단, 남북은 의지 되살려야

작성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작성일
2018-01-18 19:38
조회
256
[경향 2009-03-31]

#1. 지난해 11월 집권 여당 대표. 북측이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남측 정부를 압박하고 국내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때 “그 정도의 공단은 수백 개가 있는데, 그거 하나가 우리 경제에 무슨 악영향을 끼치겠느냐”고 말해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개성공단에 대한 현 정부의 속내가 ‘그런 것이구나’라는 식으로 해석되어 충격을 던져주었다.

#2. 지난주 중반 보수적 성향의 야당 총재.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개성공단 출입이 파행을 거듭할 때 “개성공단은 북한이 남한을 갖고 노는 지렛대가 되고 말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남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과감한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초강경발언을 던져 세상을 놀라게 했다.

#3. 이번주 초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이제 저희는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우리 재산은 우리가 지킬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남한정부든 북한정부든 그 어느 쪽도 믿을 수 없습니다”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듣는 입장에서는 착잡, 참담이었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도 있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런 사태를 예상할 수 있었을까. 격세지감도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세계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위대한 실험, 진정한 통일의 경제학, 남북공동번영 및 호혜협력의 대표적 모델 등등 온갖 찬사와 기대 속에 출범했던 개성공단 사업. 바로 그 사업이 언제부터인가 동네북이 되고 말았다. 한반도의 옥동자에서 애물단지,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 같은 분위기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우려다. 하나둘씩 결실을 맺으면서 실험은 성공리에 한발자국씩 나아가고 있는데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거대한 역풍을 맞은 형국이다.

대체 왜 이렇게 되었는가. 직접적인 책임은 북한에 있다. 입주기업들의 고통과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북측이 ‘통일을 향한 민족적 대과업’을 말할 자격이 있을까. 남한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북핵문제 해결 없이는 개성공단 2단계 사업도 없다는 당국자의 발언을 비롯해 근로자 숙소 문제 등 개성공단 운영에 관한 남북간 합의 사항의 이행에 대한 미온적 태도는 북측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남이든 북이든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약화된 것 같은 인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개성공단 출범 초기, 개성공단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며, 그 성공을 간절히 기원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건만, 그 많던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개성공단 사업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앞으로 몇 십년간 남북경협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어느 기업인의 뼈있는 한 마디가 아직도 귓가에서 맴돌고 있다. 결국은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의지이다. 이 사업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결집시키는 노력이 새삼스럽게 필요하고 또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한겨레평화연구소 연구위원>


<원문>??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3311802555&code=99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