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소식


자료실[후기]리빌딩포럼_2025년 4월 10일

재단
2025-09-05
조회수 221

리빌딩 포럼 2.0 : 내란과 평화

지난 4월 10일(목)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리빌딩 포럼 2.0>이 열렸습니다. 시민평화포럼과 한겨레 통일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리빌딩 포럼 2.0은 평화활동가와 연구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지혜를 나누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2025.4.10 리빌딩포럼 2.0 <내란과 평화> (사진=시민평화포럼)


12.3 비상계엄과 내란, 평화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가


첫 번째 주제는 <내란과 평화>입니다. 내란 수괴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을 이유로 내세웠고, 내란을 모의한 자들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물풍선’ 원점 타격 시도, 평양 무인기 침투, NLL 인근 군사 충돌 등 국지전까지 일으키려고 했던 정황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내란 이후 한국 사회는 더욱 진영화되고, 극우세력이 전면 등장하면서 ‘종북’, ‘빨갱이’, ‘좌파’를 ‘처단’, ‘척결’하고 심지어 ‘총살’,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말도 서슴없이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포럼은 평화활동가와 연구자들이 12.3 내란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내란 이후 들었던 고민은 무엇이었는지, 내란 이후 평화운동의 방향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모아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성경 교수는 광장을 경험한 활동가를 중심으로 진행한 포커스그룹인터뷰(FGI) 결과를 공유해주었습니다. 총 6명의 활동가가 참여한 FGI는 포럼이 열리기 전인 4월 1일(화) 광화문의 한 모임 공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FGI 참여자들은 광장에서의 평화운동에 대한 질문에 대해 평화운동은 중요하지만 역설적으로 아무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소수자, 여성, 장애인 운동이 탄핵 광장에서 부각되었던 것은 모두가 각자의 일상과 삶에 대한 ‘절박함’이 발현되었던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는 ‘트렌디하지 않은 운동’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평화운동에 대한 무관심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분단, 남북 문제를 개인의 구체적인 일상과 경험으로 연결 짓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평화 의제는 국제 정세에 영향을 받고, 국가 수준에서 결정되는 특성이 있어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된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분단체제의 장기화로 비정상적 상황이 자연스러운 상황이 되고, 계엄 상황에서 분단의 위협이 상존한다는 것을 느끼기는 했으나 이 문제를 시민들이 주도해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집회에서도 한반도 평화나 전쟁 관련 구호는 사람들이 잘 외치지 않는 것을 느꼈다면서 레드콤플렉스와 자기검열이 작동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어 FGI 참여자들은 광장에서 평화 의제는 주요 어젠다가 아니었으며, 광장은 일상의 폭력, 불평등, 부자유 등이 집중되었으며, 광장의 경험을 2030 여성들의 등장, 휀걸과 말벌의 문화적 실천, 남태령의 경험, 탄핵 이후 집회 참여 집단의 변화, 서부지법 폭동 이후 청년 남성의 참여 증가, 탄핵 선고가 지연되면서 다시 세대와 젠더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이 참가하기 시작했던 것과 같이 시기별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들은 평화운동의 한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기력함을 추동할 수 있다며 과도한 정세 분석은 지양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시민들의 일상의 문제와 평화를 연결하는 노력이 부족했고,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인해 교류와 협력을 강조하는 기존의 평화통일 운동 방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반도 평화 이슈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평화 활동과 연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내란 이후 평화운동의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 일상의 연결고리 만들기 ▷군축과 병역 문제 연계 ▷ 지역 기반의 운동 확대 ▷ 핵무장의 위험성과 불가능성에 대한 논의의 확장 ▷평화와 통일 담론의 관계성 ▷정치적 양극화와 혐오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 감수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내란이 평화운동가인 나에게 던진 질문들, 그리고 평화운동의 과제

FGI 결과를 참고로 참여자들은 본격적인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총 4개의 모둠으로 내란이 평화운동가인 나에게 던진 질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내란을 거치며 ▷국제질서의 변동과 평화 ▷민주적 절차의 부재 ▷북한과 분단 체제에 기생하는 사람들 ▷냉전의 망령 ▷분단 환원주의 ▷극우에 대한 이해 ▷언론의 보도 행태 (기계적 중립) ▷ 적대관계 해결 방안 ▷사회적 비전의 부재 / 공동체 붕괴 등에 대한 고민을 나눠주었습니다. 한 참여자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또 다른 38선이 그어지고, 비무장지대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그 광경이 가장 비평화적인 순간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참여자들은 내란 이후 평화운동의 과제로 ▷자율과 공존에 관한 운동 ▷사회 통합 ▷다름에 대한 인정과 이해 ▷대화와 합의 마련 ▷평화운동의 문화적인 접근 ▷기존 평화운동의 쇄신 ▷평화운동의 지평 확대 ▷평화교육과 평화문화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양극화되고 서로에 대한 혐오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다름에 대한 인정과 상호 존중,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였습니다. 또한, 평화 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이 다양한 분야에 촉수를 세워 사람들이 변하는 지향을 예민하게 관찰하여 평화 운동의 지평을 확대하고 다양한 영역의 운동과 연결하는 감각을 키워야 한다는 데 동의하였습니다. 평화 운동 자체가 갖고 있는 한계가 분명 있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강박에 매달리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문화적으로, 재미있게, 사람들에게 전달력 있게 전달 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하였습니다. 

이번 첫 번째 포럼을 시작으로 올해에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평화운동의 전략을 만들어가는 논의를 이어가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 

0 0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뉴스레터를 구독 하시면 매월 1~2회 한겨레평화연구소 기사와 재단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뉴스레터를 구독 하시면 매월 1~2회 한겨레평화연구소 기사와 재단 소식을 전해드립니다.